안녕하세요.
장성실(이하 장) : 안녕하세요. 함세상 장성실입니다.
연기를 시작한 계기는요?
장 : 학과 내 소모임이 음악 소모임과 연극 소모임이 있었다. 이전부터 영화를 좋아했었고 음악보다는 연극에 관심이 더 가서 선택했다. 그러다가 연극 소모임 활동이 뜸해져서 대학 내 총 동아리 중 연극반에 입부해서 연기를 배웠다.
어떻게 연극을 시작하는 지 궁금해요. 함세상에 입단하게 된 과정이 어떻게 되는지?
장 : 연극반에 있을 때부터 함세상과 교류가 있었다. 매년 성년들을 위한 연기 워크샵과 작년 말 개최한 연기 아카데미에 참가해 연기를 배웠는데 아카데미에서 연기를 가르쳐주신 선생님께서 연기에 접근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어 더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올해 2월 졸업 후 함세상에 입단하게 되었다. 연구단원을 마친 후 중단원으로 지금 연극을 하고, 더욱 훌륭한 배우가 되기 위해 배우고 있다.
그 연기에 접근하는 방식이란게 정확히 ...?
장 : 무대 위에는 시공간이 비어있다. 현실에서 흘러가는 시간이 아니라 내가 가면 낮도 되고 밤도 되고 우주도 될 수 있다. 그런 텅 비어 있는 공간 속에 텅 빈 내가 들어가 관객들 앞에서 누군가가 된다는 것. 그렇게 연기에 접근하도록 가르쳐주셨다. 함세상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현존이다. 연기는 매 순간을 인지하고 계산된 행동을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행동한다. 그런인지하는 나’와‘행동하는 나’가 공존하는 깨어있는 상태를 가장 강조한다. 하지만 아직 완전히 통달하지는 못해서 더 배우고 싶었다.
그럼 함세상에 입단해 어떤 역을 맡았는지요 ?
장 : 이번에 한 가족 마당극 <나무꾼과 선녀>의 ‘선녀’ 역이 첫 작품이다. 이 공연은 백스테이지로 퇴장해서 다음 장면을 준비하는 것이 아닌 ‘배우와 악사가 무대에서 공존’하는 형식을 갖고 있다. 대사가 끝나면 악사가 되어서 연주를 하고 다시 배우가 되어 연기하는 것이 무대 위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형식이라 아직은 조금 어렵지만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 이전에는 <간난이>에서 조명과 음향 오퍼(오퍼레이터, 조명, 음향 기계를 조작하는 사람을 의미한다)를 맡았다.
오퍼는 쉽지 않았을텐데 ‘간난이’를 오퍼로 참여했을 때 어땠는가?
조명과 음향을 함께 맡기는 처음이었다. 내가 실수하면 무대를 망친다는 긴장을 많이 했었다. 배우는 공연 전과 처음에 긴장을 해도 공연을 하면서 무대와 동화가 되면 긴장을 점점 풀어가지만 조명과 음향은 매 순간이 긴장이고 작은 실수가 무대를 망칠 수 있다. 반대로 조금만 더 능숙해진다면 든든한 뒷패가 될 수 있다는 보람이 있다. 극을 만다는 하나의 요소로서 서로에게 믿음을 줄 수 있다면 그것 역시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를 PR 해 본다면?
장 : 배우는 배우입니다.
연기를 할 때 캐릭터를 어떻게 잡는가?
장 : 항상 대본을 바탕으로 나와 타인에게서 가져올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조금이라도 가져와 극대화를 시켜 입체적으로 만들려고 한다. 항상 일상에서도 감정을 관찰하고, 모든 답은 대본에 있기 때문에 대본을 최대한 활용해 캐릭터를 잡으려고 한다.
극단 자랑과 함세상의 추천작은요?
장 : 위계질서가 엄격하지 않다. 다른 극단의 경우를 잘 몰라서 조심스럽지만 함세상 구성원들 모두 좋은 사람들이다. 그리고 마당극 전문이라 풍물, 탈춤, 연기를 배울 수 있고, 대체적으로 몸을 잘 쓴다는 강점이 있다.
추천작은 <간난이>를 꼽고싶다. 작품 자체가 깊이 있고 굉장히 좋다. 작품을 쓰신 백운선 배우님께서 연출과 연기까지 직접 하셨는데 백운선 배우님과 어머니의 삶을 가져와 만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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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공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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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생활의 장단점과 소극장의 매력이라면?
장 : 같이 갈 수 있다는 팀이라는 것을 장점으로 뽑고 싶다. 혼자라면 스스로 다 해야 할 것을 집단에 소속되어서 생활 할 수 있다는 것에 안정감과 소속감을 느낄 수 있다. 단점이라면 연극을 하기 위해, 연기를 하고 싶어서 모였는데 극단을 유지하기 위한 그 외의 활동을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는 점. 외부활동에 소요되는 시간이 많아 오로지 연기에만 집중할 수 없다는 것이 단점으로 볼 수 있다. 소극장의 매력은 거리이다. 관객과의 거리가 정말 가깝다. 특히 마당극은 관객과 소통하는 것이 많은데 그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흥미롭게 본 연극이나 영화가 있다면?
<비행소년 KW4839>. 작년 국립극단 작품인데 청소년 극이다. 매년 국립극단에서는 청소년극 릴레이를 한다. <비행소년 KW4839>는 한국의 청소년들이 갖고 있는 생각과 고민, 그리고 이런 청소년들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각을 장면, 장면으로 표현해서 전달하는 신선한 형식의 작품이었다. 이 공연을 본 뒤 목표가 생겼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연기가 재밌어서 연기를 해왔다면 ‘국립 극단 무대에 서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이제껏 많은 작품을 보면서 욕심나던 역할이 있었나?
있었지만 주로 남자 역할이었다. <나쁜 자석>과 <트루 웨스트>라는 연극을 재밌게 봤는데 둘 다 남자 배우들이 출연하는 연극이라 욕심이 나도 할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한국 연극계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연극·뮤지컬계에 자주 회자되는 말이지만 여성 캐릭터의 역할이 너무나도 쉽게 연상될 수 있을 만큼 스펙트럼이 좁다. 그 폭이 넓어져서 남성배우들처럼 다양한 역할이 여자 배우들에게 주어졌으면 좋겠다. 그런 캐릭터를 찾고, 여성의 역할이 넓은 극을 만들고, 또 앞으로 그러한 연극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신인배우로서의 다짐
놀 수 있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관객들과 같이 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놀겠습니다.
문화예술리뷰잡지 사각 2016년 여름특별호 (VOL4) 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