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흠의 개인전이 을갤러리에서 2019년 11월 19일에서 12월 21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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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설치 전경 |
최상흠은 산업용 투명 레진 모르타르에 아크릴 물감과 경화제를 혼합해 만든 작가 고유의 '인더스트리 물감'을 활용해 독특한 작업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1105개의 조각을 이용한 대형 설치 작업과 드로잉 등을 통해 작가의 작업 세계 전반을 확인할 수 있다.
매일 반복되는 삶을 살고 있는 우리의 일상처럼, 최상흠의 작업 또한 수십 차례 물감을 붓는 행위를 거쳐 완성한다. 그의 작업은 물감 붓기의 과정 속에서 멈추어야 할 때를 선택하는 작가의 규율과 규칙으로 완성되며, 그 속에는 의미 없고 혼란스러운 실존을 개념화하며 생기있게 만드는 과정이 가득 녹아 배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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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흠_무제 Untitled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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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병학평론가는 최상흠의 작품에 대해 " 최상흠의 ‘인더스트리_페인팅’은 한 번에 제작되는 것이 아니라 수차례 반복된 행위로 작업된 것이란 점이다. 필자는 그의 작품에 한 걸음 더 들어가기 위해서라도 그의 작업과정을 살펴보는 것이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그가 우선 바닥에 뉘어놓은 캔버스 표면에 물감을 부으면, 물감은 스스로 서서히 캔버스 가장자리로 퍼질 것이다. 그는 물감이 스스로 캔버스의 ‘경계’를 넘어서 굳을 때까지 기다린다. 그는 물감이 굳고 나면 그 위에 다시 경화제를 혼합한 레진 몰탈에 또 다른 아크릴물감을 넣어 조색하여 만든 ‘인더스트리_물감’을 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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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흠_무제 Untitled_2019 |
자, 그러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그렇다! 물감 위에 조심스럽게 부어진 물감은 다시 스스로 퍼져 캔버스의 ‘경계’를 넘어설 것이다. 물론 캔버스의 경계를 넘어선 물감은 작업대 위로까지 번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작업대에는 캔버스의 경계를 넘어 자연스럽게 번진 물감들로 가득하게 될 것이다. 그와 같은 캔버스에 물감 붓기를 그는 수십 번 반복한단다. 그는 물감 붓기와 기다림을 반복한다고 말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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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흠_무제 Untitled_2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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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흠_무제 Untitled 부분 _ 2019 |
작가도 작가노트를 통해 “수십 번 물감 붓기를 하는 과정에서 멈춰야 할 때를 선택한다. 그 순간은 논리적이 아닌 그때그때 중첩의 밀도를 보면서 결정한다. 행위를 반복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삶은 매일의 반복된 지속이며 그 연속성은 규칙적 질서로 의미화가 가능하다. 규율, 규칙은 혼란스러운 실존을 개념화하는 작업이며 의미 없는 것을 생기 있게 한다. 이런 이유에서 미술에 이 프로세스를 설정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매일 반복된 삶을 살고 있는 우리처럼 그는 반복된 행위를 통해 작품의 ‘삶’을 드러내며 조각조각 각기 다른 색을 영롱하게 뿜어내는 최상흠의 '인더스트리 페인팅'을 통해 담담하고도 섬세하게 삶과 세계를 바라보는 작가와 그의 작품을 만나보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