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분도가 해마다 신진작가 발굴 프로모션을 목적으로 열어온 카코포니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진행되는 2019년의 카코포니는, 굳이 갤러리분도가 아니더라도 누군가에 의해서 꾸준히 이어져야 할 젊은 미술인들의 잠재력을 이끌 의무를 선도적 위치에서 하고자 한다. 그 방식은, 미술이 실현되는 이 판을 카드 게임판에 비유하자면 다시 패를 섞는 일과 비슷하다. 당해 미술대학 졸업생에 한정되었던 작가 선정 기준은 이미 필드에 한발 내딛은 신진 작가로 영역을 넓혔고, 이에 갤러리분도는 가능성을 지닌 작가들의 실험성 있고 참신한 조형 언어를 수용하여 미술담론을 이끌어 가려는 목적에 집중했다.
박규석 - Endless game,_2019_Oil on canvas_227.3x181.8cm |
박규석은 어두운 밤에 집으로 향하는 길목에 마주하는 숲에서 그가 느끼는 이미지를 그려낸다. 그 이미지는 판타지에 가깝다. 그림이 보여주는 환상적 실재는 개인의 주관적인 사유를 작품으로 객관화시켜 또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시도인 셈이다. 또 다른 회화 작가 박운형은 20대 여성이 마주하는 단조로운 일상의 무력함과 구속감을 자신만의 정원을 그려서 그곳으로 탈주한다. 말하자면 그림 속 정원은 그녀에게 억압된 현실로부터의 디아스포라이다.
박운형 - 보다, 정원1_2019_ Acrylic on canvas_116.8x91.0cm |
윤보경의 작업은 아무도 몰래 혼자 간직하고픈 것들을 서랍장에 숨겨두었던 어린 시절의 기억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그녀의 작업은 가구류가 오브제로 쓰인다. 그 속에 사적인 이야기가 담겨있는 셈이다. 서랍 내부에 담긴 사적인 역사는 과장되게 장식되었으며, 동시에 고풍스러운 감을 전하는 겉모습과 대조되거나 동화되면서 흥미를 이끌어낸다.
윤보경 - 누군가의 성_2019_혼합재료_단채널 영상 3분_0.9x0.5x2.5m |
정지윤 - 아파트신화_2019_혼합재료_450'480'660(mm) |
정지윤은 우리의 삶을 거대한 시스템의 일부로 바라본다. 그 체계 속에서 개인은 내가 아닌 누구, 아니면 전체를 위해 부단히 작동해야 할 하나의 부품에 비유된다. 작가는 이런 구조기능주의적인 관점을 작품으로 시각하며, 그 시스템으로부터 자신을 분리하려는 해방적인 사고를 실천하다. 끝으로 서양화 작업을 하는 현미는 자신이 자라고 생활해 온 동네가 급하게 개발되며 원래 모습을 잃어가는 상황을 캔버스에 담아낸다.
현미 - Ride a Rabbit_2018_Acrylic on canvas_130.3x130.3cm |
그 상실감과 혼란스러움은 풍경 속 대상을 여러 선으로 중첩되게 그리며 초점을 흐리게 표현하는 기법으로 나타난다. 올해 카코포니를 지탱할 선정 작가들은 예년과 달라진 기획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그 너머를 전망하는 상상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준비가 되어있다.
전시는 2019년 8월 12일(MON) 부터 8월 31일(SAT)까지 분도갤러리에서 열리며 오프닝은 12일 6시이며 전시문의는 분도갤러리 053. 426. 5615 / gallerybundo@nate.com/ www.bundoart.com 로 하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