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미술관기획 2019년 Art Chosun On Stage Ⅱ _ 함명수 초대전 _ < ALIVE, 그려지는 대로 그리고 그리다 >를 개최한다. 2019년 6월 27일부터 7월 7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꼬불거리는 기법, 다채로운 채색에서 벗어나 자유롭지만 일관성 있는 그의 즐거운 노동이 담겨 있는 신작 ALIVE 시리즈를 만나볼 수 있다.
붓의 터치만으로 도시, 폭넓은 오브제를 그리던 함명수 작가의 지난 작업은 시각적 회화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번 근작에서는 긁어내고 덜어내면서 화면을 채워나가는 드로잉 행위 자체에 초점을 둘 수 있다. 반복적으로 선의 생성과 소멸로 화면 전체를 일관성 있게 담은 함명수 작가만의 장점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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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ve _ Oil on Canvas, 320x120cm_ 2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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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ve _ Oil on Canvas, 320x120cm, 2019 _디테일 |
"‘그려지는 대로, 그리고 그린다.’ 는 함명수의 작업태도와 작품경향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말인데, 그것은 회화의 본질과 그리는 반복적인 행위를 표현한 ‘ALIVE’와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그 이면에 숨겨져 있는 존재에 대한 철학적 사고를 깊이 있게 성찰한 작가의 모습을 담고 있다. 함명수가 평생, 예술의 존재를 찾고자 했던 해답은 사실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이 끊임없이 그려온 붓질 자체에 이미 존재하고 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대상을 무한적으로 반복하고 해체하다 보면 결국 모두 사라지게 되는데 그 존재를 증명하는 것은 시간뿐이다. 이 시간이야말로 유일한 존재의 단위이며 시간이 없으면 모든 존재를 증명할 수 없다. ‘시간이 곧 존재이다.’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는데 붓질, 긁기는 이미 회화의 중심에 있는 기본 단위이며 동시대의 유행에 따라 현대 미술 담론으로 굳이 접근하지 않아도 모든 행위에 고유한 존재의 의미와 시간성을 내포하고 있다." 라고 김민기(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2팀장)는 평론글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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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ve _ Oil on Canvas 259.1cm x 193.9cm 2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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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ve _ Oil on Canvas 259.1cm x 193.9cm 2019 _ detail |
함명수 작가가 무의식적으로 그려낸 이미지가 사이프러스 또는 불이 타오르는 형상처럼 드러나지만 긁어낸 자국(비워진 자리)을 따라 끝을 찾으려 하는 것이 미로에서 길을 찾아서 가는 것 같다. 병상에 있으면서 그는 작업 노트에 수많은 드로잉으로 그리기에 대한 욕구를 풀어냈다. 그에게 있어서 존재론적 의미를 담은 드로잉 작업과 결코 다르지 않은 대형 사이프러스 이미지에 색이 입혀지고 긁어내면서 작가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편안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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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VE _ 40X30cm 종이 위에 먹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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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려지는 대로 그렸다.” 6년만에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반응이 좋았던 작업을 멈추고 작가가 살기 위함, 그리고 싶은, 그려지는 대로 그린 신작은 그를 기다려준 관객들에게 6월의 선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