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각잡지:인터뷰] 극작가 손호석
  • 대문호 셰익스피어처럼 대구에서도 무대를 책임지고 꿈꾸는 대구의 젊은 극작가 손호석을 만나본다.
  • Q.자기 소개 짧게 부탁한다.
     A.대구지역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극작가 겸 연출가인 손호석이라고 한다.

    Q.연극배우, 뮤지컬배우, 극작가, 연출가, 기획자 총 5개의 직업을 갖고 있다. 작가님 자체가 하나의 극단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공연 전반에 몸담그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2001년 말에 공연예술이라는 분야에 관심이 있어서 극단에 들어가려고 했다. 들어가 보니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단역 배우 밖에 없어서 배우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배우를 하면서 직장도 다니고 있었는데 2014년에 뮤지컬 배우로도 활동을 하게 되었다. 뮤지컬 배우가 되기 전에 밴드컬이라는 극작을 맡기도 하고 다른 대본도 쓰면서 연출도 하게 되었다.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해서 흥미가 있고 정체성이 배우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알아보는 활동인 것 같다. 

    Q.극작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원래 글 쓰는 데에 관심이 있었는가?
     대학시절 종교동아리에서 드라마 팀에 있었는데 대본을 구할 수 없어서 필요에 의해 시작하게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글쓰기를 좋아해서 인터넷에 기고도 하기도 했었다. 새로운 것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기 위해서 극작가를 하기도 한다. 2014년부터 전업을 하기 시작하면서 배우를 했고 2년 전부터는 배우보다는 극작가와 연출가로 활동을 하게 되었다.  

    Q.소재는 대체적으로 어디에서 얻는 편인가? 특별히 염두하고 소재를 찾는 점이 있다면?
     책을 읽다가 소재를 구하기도 하고 요청받는 경우도 많다. 그럴 경우 자료조사를 해서 소재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고 나서 글을 쓰는 편이다. 자료조사가 구슬이고 그 구슬을 꿰는 것이 연극이 된다. 장르를 새롭게 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수학을 뮤지컬에 연관시키거나 밴드들의 노래들 사이에 스토리를 넣어서 만든 공연과 연극을 결합한 음악극을 만들기도 했다. 새로운 것을 하기 위해서 첨단을 달리는 장르가 미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현대미술에서 영향을 받는다. 이상한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기 때문에 더욱 새로운 것에 대해서 접근할 수 있었다.
     
     Q.작업 때의 패턴과 일과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일정한 일과가 있기 힘들기 때문에 하루 일과가 일상이 아니다. 여유로우면 좋겠지만 지금은 대한민국연극제 사무국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평일에는 사무국을 오고 주말에는 글을 쓴다. 글을 쓰는 것이 시간을 끊어서 쓸 수 없기 때문에 날 단위로 끊어서 활동하는 편이다. 

    Q.극작가와 연출가가 분리가 안 되어 있는데 그것에 대한 느낌은 어떤가?
     극작가와 연출가가 분리가 안 돼 있어서 대본을 쓸 때 연출을 하는 것을 상상하면서 쓰게 된다. 이것을 고려하지 않으면 무대를 만들 때 제약이 많아진다. 그런 것에 대해서는 작업이 용이해진다. 연출가와 작가가 분리되어 있을 때 새로운 연출이 나올 수 있지만 소통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같이 있는 것이 좋은 것 같다. 기존에 존재하던 대본으로 하는 경우에는 분리가 되어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창작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연출이 작가를 하는 개념이다. 하지만 뮤지컬의 경우에는 산업이 커지면서 작가와 연출이 분리되어가는 추세이다.

    Q.이제껏 대본을 만들고 무대에 올리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작품으로 봤을 때는 2015년에 DIMF에 창작뮤지컬로 올렸던 ‘이상한 나라의 안이수’가 기억에 남는다. 수학교육뮤지컬인데 앨리스가 수의 나라로 가서 수학을 배우고 수학이 좋아지는 것이다. 앨리스를 한국식으로 안이수로 바꿔서 뮤지컬을 하게 되었고 이 뮤지컬이 호평을 받았다. 작년 7월이 첫 작업이었는데 좋은 기회를 얻게 되어서 좋았다. 

    Q.연극 대본만 쓰는 게 아니라 영화 시나리오도 쓴다고 알고있다.(방비엥 게스트하우스, 커플은 싸워야 제맛, 5월 이야기) 연극과 영화 극작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아는 영상 제작팀이 있어서 40분짜리 ‘방비엥 게스트하우스’라는 영화를 함께 찍게 되었다. 대구에서는 다양성영화지원을 한다. 거기 심사위원이 영화를 많이 안 찍어본 사람인 것 같다고, 장면이 너무 길다고 했었다. 연극과 영화의 차이는 크다. 영화는 공간의 제약이 없기 때문에 장면 전환에 제약이 없어서 호흡이 짧은데 연극은 그렇게 하지 못해서 그 부분이 제일 차이가 많다. 점점 영화의 한 장면이 짧아지고 영상을 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관객들이 그것에 익숙해지면서 공연예술에도 압박을 하게 된다. 연극이나 뮤지컬의 차이에서도 장면전환이 차이가 있다. 특히 연극보다 뮤지컬이 장면전환이 많아지고 있다.

    Q.연극, 뮤지컬, 영화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도전에 한계가 없는 것 같습니다. 해보고 싶었는데 못해본 것은 없습니까?
     늘 새로운 시도를 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못해본 것은 계속 하고 있기 때문에 해보고 싶었는데 못해본 것은 없습니다. 19금 연극도 해보고 싶고, 연극 <관객모독>처럼 정해진 공연예술의 틀도 재미있게 깨보고 싶습니다. 연극인데 테크닉을 많이 넣어서 새롭게 해보고 싶기도 하다. ‘새로운 걸 해야지’라는 강박은 아니지만 늘 새로운 것에 대해서 찾으면서 하고 있다. 

    Q.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회는 인서울을 강요하고 있다, 특히 공연과 매체 예술은 서울에 가야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대부분의 인프라가 서울에 집중되어 있어 지방인은 기회를 얻기가 힘들다는게 지배적인 생각이다. 대구에서 활동하는 이유가 특별하게 있는가? 대구에서 활동을 하면서 장점이라고 여겨지는 것은, 반대로 단점이라고 여겨지는 것은 무언가?
     꼭 대구에서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대구에 사니까 대구에서 한다고 볼 수 있다. 대구에서는 할 수 없는 것을 하고 싶으면 대구가 아닌 서울로 가는 것을 지지한다. 그러나 대구에서는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다. 일 년에 한 작품도 서울에서는 힘들 수 있지만 대구에서는 몇 작품 씩 할 수 있다. 
    연극을 하면서 조명이나 음악작업, 음원을 어떻게 쓰는지 등의 전문적이고 중요한 지식을 배우는 것이 많다. 그래서 아직 서울에 가고 싶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단점은 필요한데 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나의 위치에 맞게 해결하려고 한다. 인큐베이팅 시스템으로 우리끼리 만들어서 해본다거나, 뮤지컬을 지원해주는 딤프 아카데미 등 대구에서 지원을 많이 해줘서 내가 원하는 대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많아서 대구를 벗어나지 않은 듯하다. 

    Q.글을 쓰고 공연을 만들고 기획하면서 삶 전반에서 얻은 점이 있다면?
     사는 게 즐겁다. 사무직의 사람들보다 스트레스가 적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 창조의 스트레스가 일반인들이 받는 스트레스보다 적고 그 스트레스마저 즐거울 때가 많다. 그래서 예술가로 사는 것이 더 좋다. 또한 작가가 공부가 필요한데 그것에 대해서 요구 받는 것이 즐겁다.

    Q.극작가가 되려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일단 해보라고 하고 싶다. 극작가가 되고 싶으면 글을 써서 낭독을 하던지 공연, UCC, 단편영화등 해보고 싶은 것에 대해서 많은 것을 깨닫고 작은거라도 해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길바란다.
    Q. 최종 목표는?
     정체성이 없다. 예술이 좋아서 도전을 하고 있지만 방향성이 없기 때문에 갑자기 워크숍 단원으로 가서 뮤지컬 배우를 준비한 것처럼 한치 앞을 정하지 않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렇게 살고 싶다.


    박 소 영 ·박 현 정  | 취재기자

  • 글쓴날 : [17-03-18 12:27]
    • 다른기사보기 조성희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