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은 오는 9월 14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펼쳐지는 <제449회 정기연주회>를 시작으로 약 4개월 만에 ‘코바체프 시리즈’를 재개한다. 총 8회의 ‘코바체프 시리즈’ 중 상반기 4회가 전석 매진을 기록했고, 하반기 4회 역시 벌써부터 조기 매진의 조짐을 보이며 그 열기를 계속 이어갈 전망이다.
이날 공연은 고전음악의 대명사 베토벤이 자연에 대한 사랑을 노래한 “교향곡 제6번 전원”으로 시작한다. 후반부에는 세계가 주목하는 젊은 거장 셀린 므와네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이하 R. 슈트라우스)의 “오보에 협주곡”을 협연하고, 중독성 강한 선율이 반복되는 라벨의 “볼레로”로 뜨거운 마침표를 찍는다.
1808년 완성된 베토벤의 “교향곡 제6번”은 이 무렵 귓병을 앓고 있던 베토벤에게 위로가 된 유일한 존재,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곡이다. 제목 ‘전원’은 베토벤이 직접 붙인 것으로 일반적인 교향곡의 4악장 구성과 달리 전체 5악장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각 악장에는 ‘전원에 도착했을 때의 유쾌한 기분’, ‘시냇가의 풍경’, ‘시골 사람들의 즐거운 모임’, ‘폭풍우’, ‘목동의 노래, 폭풍이 지난 후의 기쁨과 감사’까지 독일어 표제가 붙어있다. 표제에 충실한 각 악장은 전반적으로 밝고, 목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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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지휘자 줄리안코바체프와 오보에 셀린므와네 |
휴식 후에는 오보에의 감미로운 음색과 기교를 만끽할 수 있는 R. 슈트라우스의 “오보에 협주곡”을 오보이스트 셀린 므와네의 연주로 감상한다.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격변의 시기를 겪은 R. 슈트라우스는 깊은 상실감과 비애감에 젖어 있었다. 이러한 만년의 불안을 떨쳐내려는 듯 이후 그는 청년 시절의 작풍으로 돌아가 밝은 분위기의 음악을 연이어 발표했고, 그 중에서도 목관악기의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1946년 82세에 완성한 이 “오보에 협주곡”은 걸작으로 평가 받는다.
독주를 선보일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오보에 연주자 셀린 므와네는 파리국립고등음악원을 졸업하고, 23세의 젊은 나이로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국립교향악단) 솔로 오보이스트라는 최고의 자리에 올라 현재까지 오케스트라 연주자이자 독주자로 세계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명지휘자 크리스티안 틸레만, 주빈 메타, 클라우디오 아바도 등의 지휘로 빈필하모닉, 런던심포니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바 있다. 이 밖에도 현재 드레스덴 국립음악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 중이다.
이어서 관현악의 마법사로 불리는 모리스 라벨의 대표작이자 가장 독특한 곡으로 꼽히는 “볼레로”가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한다. 무용가 ‘이다 루빈시테인’으로부터 공연용 음악을 위촉받은 라벨은 1928년 “볼레로”를 완성했다. 원래 ‘볼레로’는 경쾌한 3박자 리듬의 18세기 스페인 무곡인데, 라벨은 이 춤곡의 형식을 떠나 이국적인 느낌을 더하기 위해 그 명칭만 차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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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향 제444회 정기연주회 _ 공연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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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벨의 “볼레로”를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그것은 ‘반복’이다. 13분 남짓한 연주시간 동안 하나의 리듬 위에 귀에 익은 두 개의 주제선율이 무수히 반복된다. 얼핏 단조로울 것 같지만, 라벨은 절묘한 관현악법으로 음악의 색채감을 더하고, 음량을 점차 키워나간다. 피아니시모로 조용히 시작된 연주는 종결부에 이르러 모든 악기가 합세해 격렬한 클라이맥스를 이룬 후 열정적으로 곡을 마친다.
줄리안 코바체프 상임지휘자는 “잠시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동안 무대가 그리웠고, 그만큼 관객들과의 만남을 충실히 준비해 왔다.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과 R. 슈트라우스의 ‘오보에 협주곡’에서 목가적인 휴식을 취했다면, 라벨의 ‘볼레로’에서 극적 긴장감과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고 말하며, “고전주의, 낭만주의, 인상주의까지 클래식 음악사를 관통하는 레퍼토리로 각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의 명작을 한 무대에서 감상할 수 있다.”고 전했다.
문의 대구시립교향악단 053-250-1475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 concerthouse.daegu.go.kr
티켓링크 1588-7890 www.ticketlin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