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신라는 2018년 5월 25일부터 7월 25일까지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세계적인 개념미술가 로버트 배리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유럽과 미국에서 널리 알려져 있는 로버트 배리의 이번 전시는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에서도 처음 소개되는 전시로 포스트모더니즘 미술의 다양한 흐름에서 언어를 매체로 전개해온 개념미술의 이해의 폭을 넓히는 중요한 전시이다. 특히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한국과 외국 작가 간의 국제적 전시를 기획하며 미술을 통한 문화적 교류, 상호 이해를 도우며 활동 중인 현수정이 전시 기획자로 참여했다.
 |
2018, Robert Barry, Gold Circle, 300 x 300cm, vinyl film/wall, Gallery Shilla, Daegu, Korea
|
갤러리 신라는 20세기 현대미술에서 작품의 범주를 물질이 아닌 아이디어의 소통을 위한 단어를 주 매체로 사용한 로버트 배리의 개인전 “ROBERT BARRY Not Personal, 1964 - Present”을 5 월 25 일부터 7 월 25 일까지 갤러리 전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 내에서 미국 개념미술의 대표하는 작가의 첫 전시로 1960년대부터 70년대와 80년대, 그리고 현재까지 작품들을 포괄적으로 아우르고 있다.
로버트 베리는 더글라스 휴블러(Douglas Huebler), 조셉 코수스(Joseph Kosuth), 로렌스 바이너(Lawrence Weiner)와 더불어 뉴욕 개념미술의 창립 멤버 중 한 명이며, 세스 지겔럽(Seth Siegelaub)이 기획한 기념비적인 전시 <1969 년 1 월 5 일부터 31>에 참여하면서 개념미술 작가로서 횡보를 구축하였다. 이후 작가는 현재까지 단어(Words)를 사용하여 개념미술의 범주에서 다양한 작품들을 지속해 오고 있지만 작가가 추구하고자 아이디어와 미학의 문맥은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 선정된 작품들도 회화, 드로잉, 판화, 오디오, 비디오 작품 및 갤러리 벽에 직접 단어들을 배치한 설치 같은 여러 매체들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이 전시회에서 특별히 주목되는 것은 작가에 대한 아카이브 자료들로 1971년 레오카스텔리 갤러리 전시에서 발표한 LP 디스켓, 유럽, 미국 내 전시 카탈로그, 포스터 카드, 1980년대 잡지 리뷰, 설치 작품 드로잉과 설치 후 작품 사진, 1983년 로버트 배리와 로버트 모건 (미술 평론가) 간의 토론을 담은 책, “로버트 배리”(1986 년Karl Kerber Verlag Bielefeld사 출판) 등이 있다. 그리고 이 토론 자료는 한글로 번역되어 갤러리 신라가 발간하는 이번 전시 도록에 포함된다. 또한 이번 전시 개막식에 작가가 직접 함께 하지는 못하는 아쉬움을 대신하여, 2018년 3월 로버트 배리의 스튜디오에서 로버트 모건과 함께 한 인터뷰를 통해 한국 관객에게 전하는 영상 메시지가 아카이브 자료들과 함께 전시된다.
 |
"2017 ,Robert Barry, INCOMPLETE, 45.72 x 60.69cm, Acrylic on
wood"
|
전시장에 전시되는 주요 작품들을 소개하자면, 초기 작품인 <Green Edges
(1964)>, <Diptych
(1967)>, <Card Tape on
Cardboard (1968)>는 갤러리 1과 2에서 설치된다.
이 작품들은 아직 단어작업들이 구체적으로 등장하기 이전의 작업으로서 ‘회화’는 캔버스 안에서 이루어지는 2차원이라는 기존의 범주를 해체하는 작업이다. 그는 회화의 의미를 작품이 걸리는 벽과 관련시켰고, 회화의 정면 만이 아니라 측면도 주목함으로써 회화와 공간을 연계하여 해석하기 시작했다. 이 작품들 중 하나인 는 엷은 노란색만 된 두 개의 정사각형이 일정한 간격으로 떨어져 있다. 라인 하르트가 색상에 자체에 중점을 두었다면 배리는 배치 및 배율을 작품을 이해는 중요한 요소로 제시한 것이다. 또한 이 시기 다른 작품으로 음성을 매체로 한 는 이러한 공간에 대한 해석을 제시한 실험적 작품이다.
이 전시회에서 가장 많은 범위를 차지하는 작품은 다른 시각적인 이미지 없이 오직 영어 단어로 구성된 작품들이다. 이 방향의 작업은1960 년대 말과 1970 년대 초반에 나타나기 시작되는데 그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단어가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작품들을 보여준다.
작가는 심미적인 형식을 축소시킴으로 명료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방식을 효과적으로 발전시켜왔다. 는 작가가 어떻게 단어를 선택하는가를 보여주는 일종의 기록적인 작업이다. 이들 단어들은 뉴욕 타임지나 잡지, 광고 등 일상의 대중매체들에서 작가가 자유롭게 선택한 것이다. 작가는 이들을 인덱스 카드로 만들어 이것들 중에 몇 단어를 선택하였던 것이다. 이 단어들은 근본적인 인간 감정을 이끌어 내고 특별한 언급이 없이 단어와 관객의 순간적 만남에서 이루어지는 접점이 된다.
< Horizontal 4 Part Light Blue-Grey Painting with Words (2016)>과 <골드 서클 (2018)> 은 갤러리신라의 가장 높은 천장을 가진 갤러리 1에 전시된다.
<골드 서클>은 여덟 개의 단어, “열정, 함축, 결여, 환상,.. , 개인적인” 같은 단어들이 반짝이는 골드 시트지로 만들어져 벽에 직접 설치되어 있다. 각 다른 단어가 주는 의미들로 긴장감을 주면서 한편 원이라는 구성으로 이들 사이에 어떤 균형을 느낄 수 있다. 는 150센티미터의 정사각형 4 개의 캔버스가 수평으로 배열된 작품이다. 연한 하늘색의 바탕에 하얀색의 단어들이 자유롭게 배열 된 단어는 그 의미대로 읽혀 지기도 하겠지만 바탕색을 배경으로 시각적 이미지처럼 보이기도 한다. < Wall Pieces (2018)> 은 갤러리 3의 두 벽면 전체에 단어들이 설치된 작품이다. 이 공간 설치 작품은 작가가 선택한 단어들이 있는 작품 안에 관객들이 들어와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감각과 느낌을 이끌어내길 기대하는 작품이다. 이외에 본 전시에는 두 개의 비디오 작품, 과 이 분리 된 공간에서 프로젝트를 통해 전시된다. 이 작품은 영상 이미지 위에 작가가 선택한 단어들이 투영되어 있다.
"로버트 배리의 작품들을 보면 종이, 캔버스, 거울, 비디오 및 벽 같은 여러 매체에 신중하게 의도된 구상, 원, 리스트등 단어 배열을 진정으로 탐구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선택된 단어를 통해 작가가 제시하는 중요한 요소는 단어 자체와 관객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교감과 가능성이다.
단어는 주어진 문맥이 없이 중립적 공간에서 관객과의 만남을 제공하는 매체일 따름이고 그것에 대한 이해는 관객의 몫이 된다." (기획 : 현수정(독립큐레이터))
#작가 로버트 배리(Robert Barry, B.1936)
로버트 배리(Robert Barry, B.1936)는 뉴욕 출신으로 뉴욕의 Hunter College에서 미술을 전공하였으며, 대학에서는 로버트 마더웰(Robert Motherwell)과 레이 파커(Ray Parker)의 지도를 받았다. 특히, 대학원에서의 토니 스미스(Tony Smith) 수업은 미니멀한 접근법에 대해 굉장히 집중하고 그것을 잘 설명하는 수업이었다고 한다. 그는 1964년 첫 개인전 이후, 1971년 <파리 비엔날레>, 1972년 헤럴드 제만이 기획한 <독일 카셀 다큐멘타 5>, <베니스 비엔날레>(1972)에 참여하였고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 MoMA, 시애틀 미술관의 기획전시에 초대되었으며, 최근에는 2017년 프랑스 리옹 비엔날레에도 초대받는 등 현재까지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지속적으로 전시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휘트니 미술관, MoMA,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 워싱턴 DC 내셔널 갤러리, LA 현대 미술관, 프랑스 퐁피두 센터, 파리 국립 미술관, 바젤 쿤스트미술관, 파리 오르세 미술관, 암스테르담 아인트호벤 스테델릭 미술관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작가는 개념미술이 단지 획일적인 스타일이나 미술이론으로 지칭되는 것이 아니라, 개념(Idea)자체가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즉, 추상적인 아이디어와 소리, 전자파, 비활성 가스등을 사용한 비가시적 작업과 단어(Words),텍스트(Text), 색상, 이미지(나무) 등의 기호를 Medium으로 작품을 제작하고 오브제가 가지는 의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주변의 반응하는 사람들과 환경 사이에서 일어나는 인식적 감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로버트 배리 작업의 핵심이다.
그는 1962년 대학시절부터 사각형 ‘그리드’ 구조와 백색 모노크롬의 3차원적 평면작업을 하였고 초기 작품의 지지체는 종이 또는 캔버스로 제한되었으나 점차 벽으로 확장되어 마침내 전시장 공간 전체로 확장되었다. 이 공간의 확장은 가상의 캔버스 공간을 벗어나 철사 나일론 단섬유의 순수한 선에 의한 실제 건물과 건물을 잇는 작업으로 까지 확장된다.
그의 첫 16mm 필름 작품인 (1967)은 Sound와 단어 사이의 관계를 연구한 작품이며, (1969)라는 작업의 경우, 독자(reader)가 그 내용을 읽도록 초청받은 경우에만 작품으로 존재하는 매우 개념적인 작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