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에테르의 꿈’에 대해서 소개를 해줬으면 좋겠어요.
박: 저희는 2014년 3월 4일에 멤버 7명이 ‘좋은 공연 만들기’, ‘특별한 작업환경 제공하기’, ‘연극 공연의 대중화’를 위해서 창단된 극단 에테르의 꿈이에요. 멤버 모두 계명대 동문으로 현재는 연출과 극작을 맡은 대표 박지수, 무대 디자이너, 조명과 배우를 겸업하는 멤버, 배우 3명 이렇게 6명으로 꾸려가고 있어요.
‘에테르의 꿈’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박: 거의 9년 전 ‘대학내일’에 실릴 때부터 ‘극단 에테르’라는 이름을 꿈꿔왔어요. 처음 에테르라는 단어를 알게 된 것은 이와이 순지 감독의 영화 ‘릴리슈슈의 모든것’에서 였어요. 에테르는 ‘빛이 파동이라고 가정할 때 파동을 전달하는 입자’의 의미가 있는 과학 용어예요. 에테르라는 물질이 있으면 심리적 감정 작용은 물론 시공간의 모든 것들이 자유로워질 수 있거든요. 현실적으로 이뤄질 순 없지만, 이것이 무대 위에서 가능해진다는 것을 들어 지은 이름이에요. 극단 에테르의 꿈에서 올리는 연극은 어떤 무거운 주제보다 감성적이고 흔히 말하는 상업극의 측면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박: 일상 속 가까운 이야기를 통해 사람의 심리를 건드는 무거운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해요. 이야기를 통해서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사명을 가진 극단입니다. 이런 방향이 연극 공연 대중화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저희는 상업극을 하지는 않아요. 상업극은 돈을 벌어서 수익을 내는 공연을 말하는데 사실 한 번도 수익을 낸 적이 없으므로 상업극이라고 할 수 없어요.
작품을 보면 창작극을 주로 올리는 것 같아요.
박: 작년부터 창작극을 올리기 시작했어요. 극단을 처음 만들었을 때도 창작극을 할 수 있었지만, 바로 창작극부터 하면 창작극의 색깔이 있으니까 다들 하고 싶은지 , 아닌지가 확실하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이제 저희만의 색깔을 구축해야겠다 싶어서 작년부터 창작극을 올리고 있어요.
보통 워크샵을 신입단원 위한 워크샵인데 일반인 대상으로 워크샵을 진행하는 극단 중 하나예요. 어떻게 하게 되었나요?
박: 원래 연기 학원을 소수정예로 운영하면서 연극을 취미로 하고 싶다는 사람들의 전화를 많이 받았어요. 극단에서 활성화하면 극단의 자립성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해서 2015년 3월부터 시작을 했어요. 공연을 제작할 때 돈을 다 퍼붓기 때문에 워크샵을 통해서 돈을 벌지는 못해요. 그렇지만 관객이 확보될 수 있고 연극의 대중화, 즉 연극의 취미화와 사람들의 자존감 찾아주기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시행될 수 있죠. 자존감 찾기를 넘어서 참가자들이 많은 사람을 얻어가고 모임을 활성화하는 장점도 있고, 20대 초반이 많이 지원하기 때문에 연출가로서는 젊은 사람들의 트렌드를 알 수 있어요. 일반인들과 직접 소통을 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어요.
워크샵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박: 6개월 과정으로 한 공연으로 평일반, 주말반 나누고 반마다 참가자들은 모두 배우를 맡아요. 동시에 스텝 분야도 하나씩 맡죠. 분야마다 서포터가 하나씩 붙어서 연기, 무대 디자인, 조명, 음향, 제작, 팜플렛, 등 모든 분야를 참가자들이 해요. 그리고 프리 프로덕션 작업을 해서 4개월치 스케줄을 다 잡아서 줍니다.
조: 워크샵 비용으로 받은 것은 모두 공연 만드는 데에 들어가요. 워크샵을 발표형식으로만 진행할 수도 있지만, 사람들이 연극 전체를 함께 만들어가기를 원하기 때문에 하나부터 열까지 다 참여해요. 열정을 못 쏟으면 끝까지 진행할 수가 없죠. 참가자들은 연극의 매력을 느끼고 본인의 삶의 다른 활력소가 되기도 해요. 몸은 피곤한데 행복하다고 하죠. 그러면 저희가 워크샵을 하는 보람이 있어요.
연극 ‘마음속 사거리 좌회전’ 티켓과 리플렛이 인상 깊었어요. 디자인 면에서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아요.
박: 통상적으로 연극 포스터라는 틀이 있어요. 타이틀이 커야 하고 사람이 있어야 하는 디자인. 그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어요. 이건 기획팀이 몇 명 있어야 가능한 일이에요. 그래서 사람들끼리 토론도 많이 하고 포토샵도 여러 명에게 걸쳐서 만들어진 것이에요. 이 결과물이 언젠가는 흥행으로 ㅇ이어지길 기대합니다.
조성준 배우가 연기를 시작한 계기는요
초등학교 5~6학년 때 드라마 ‘야망의 전설’에서 배우 최수종을 보고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한 게 시작이었어요. 처음으로 뭔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거죠.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 연극 동아리에 들어갔었는데 동기와 후배가 없어서 활동을 못 했고, 고3 때 아버지께서 연기하고 싶으면 대학에 전공이 있다고 말씀을 하셨어요. 그래서 고3 때 극단 예전의 막내로 들어갔었고 첫 데뷔작은 2004년 고3 여름방학 때였어요. 그때 입시 시험을 치기 위한 준비의 필요성을 뒤늦게 깨닫고 서울에서 2달간 이모 댁에 신세를 지며 입시학원에 다녔어요. 대학은 대전과 대구에 붙어서 대구 계명대 연극영화과(현 연극 뮤지컬 학과)에 다니게 되었어요.
대구에서 배우로 활동하면서 느꼈던 어려움과 문제점은 무엇이 있나요.
첫째는 계약서를 쓰는 문화가 정착됐으면 해요. 앞으로 보편화 될 거라는 생각은 하지만, 연출, 제작, 캐스팅하는 분들도 빨리 정착되도록 관심가져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서 처음 작품 제의가 왔을 때 계약서는 물론 출연료 이야기를 꺼내기가 쉽지 않아요. 둘째는 공연을 올리기까지의 스케줄이 명확하지 않아요. 연극에 올인하는 분들도 많지만 다른 일을 하면서 이 일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그런데 연습 시작 시각과 끝나는 시간이 명확하지 않고 이마저도 잘 안 지켜지는 경우가 허다해요. 셋째는 생활. 어딜 가나 마찬가지지만 가족을 이루는데 신경이 쓰이죠. 넷째는 오디션 문화가 자리잡혀있지 않아요. 더 잘할 수 있는 배우들에게 다양한 기회가 주어질 수 있는 게 오디션이고 배우도 책임을 질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는 은근히 파벌을 나눈다는 점. 공부하고 자라나는 친구들에게는 상관을 안 쓰고 싶은 부분이지만 자꾸 출신이나 파벌을 갈라놓으면 거기에 젖어 드는 경향이 있어요. 저 배우는 어디출신이야 하고 선입견을 입혀서 보지도않고 연기를 평가해 버리는 경우도 봤거든요. 그래서 더 오디션 문화가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극장에서는 대부분 오디션을 보지만 소극장이나 작은 무대도 점차 오디션을 보는 문화가 생기고 더불어 대구 연극도 발전해나가면 좋겠어요.
기억에 가장 남는 배역이 있다면 ?
연극 ‘춘천거기’ 때 영민. 거의 10년을 진중하고 무거운 연기를 했는데 무대에 서서 심하게 망가지는 연기를 처음 해봤어요. 그리고 2년 정도 추천을 하다가 성사시킨 거라서 더욱 애착이 가요.
연기하면서 어느 부분에 더 집중하는지.
대본 분석이 제일 중요해요. 제 나름의 논리성과 객관적인 논리성이 맞아 떨어져야 해요. 그래서 질문을 많이 해요. 저에게 있어서는 텍스트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하고 싶은 작품을 하자고 요구하기도 하고, 대신 많은 작품을 못 하기도 해요.
대표님과 배우님, 서로 칭찬 한 가지씩 해주세요
조: 에테르의 꿈은 대표님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해요. 모든 결과물의 마지막을 담당하는 사람이면서 결정권자이고, 올 라운드 플레이어이여서 모든 것을 다 처리하는…, 그게 에테르의 힘이기도 해요.
박: 조성준은 에테르의 꿈의 간판이다. 잘생겼잖아요. 사실 성준 배우가 없으면 에테르의 색깔이 사라져요. 대표를 견제하는 배우이기도 해요.
배우로서 앞으로의 포부는
처음 배우를 꿈꿨을 때는 스타를 꿈꿨는데 연극을 공부하고 연기를 배우면서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러면서 연기로 죽을 때까지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꿈이 생겼어요. 그리고 대구에서 특정한 이미지, 특정한 캐릭터에는 누구다, 했을 때 세 손가락에 꼽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런 이미지를 만들었을 때 서울로 올라가고 싶어요. 할 수 있는 배역에 연상되는 것.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로 인해서 극단 에테르의 꿈이 만드는 연극이 많이 흥행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2018년 극단 ‘에테르의 꿈’의 계획은요?
박: 영상 융합 콘텐츠를 많이 시행할 거예요. 유튜브 채널을 활성화하고 연극의 틀을 가져온 짧은 웹드라마를 만들어 홍보의 수단으로 해서 극장까지 연결되는 방안이에요. 그리고 장기적인 목표로는 서울 진출. 서울에 연습실을 하나 만들어서 워크샵도 하고 대학로에서 공연도 올리는 게 목표에요. 공연 목표는 워크샵 공연 ‘어떤 선택’, ‘순간에서: 7개의 시선’을 시작으로 창작극 2~3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인터뷰는 문화예술리뷰잡지 사각 2018년 3.4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