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인 안호진 스스로 소개한다면.
현재 경북과학대학교 실용음악과 출강 중이고 애플 재즈 오케스트라, EG 뮤지컬 오케스트라에서 색소폰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안호진입니다. 수백 가지의 소리를 낼 수 있는 전자 색소폰으로 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색소폰이라는 악기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원래 아버지께서 남자는 악기 하나 해야 한다고 하셔서 기타를 중학생 때부터 배웠어요. 아버지께서 외국에 계셔서 한국에 오실 때마다 연주해달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고등학교 때 불의의 사고를 당하셔서 돌아가시는 바람에 연주를 제대로 들려드리지 못했어요. 그래서 아버지 돌아가시고 맞이하는 첫 번째 어버이날, 기타 연주한 걸 테이프로 녹음해서 친구들에게 팔았어요. 대학교 들어가서도 그룹사운드에 들어가 기타를 계속 치게 되었죠. 그러다 군대에 군악대로 들어가게 되었고 거기서 전환점이 생겼죠. 당시에 차인표, 신애라 주연의 ‘사랑을 그대 품 안에’라는 드라마에서 차인표 씨가 색소폰을 불면서 (색소폰이) 남녀 모두의 로망이 되었어요. 해외에서는 케니 지라는 연주자가 왕성하게 활동할 때였고, 그래서 군악대에서 색소폰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저에게는 쉽고 재밌는 거예요. 힘든 군대 생활의 유일한 낙이 되었어요. 그때 연주를 하면서 이걸 업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나 제대를 하고 가계가 기울어서 공부를 계속할 형편은 되지 않았고, 밤에 라이브 카페에서 색소폰을 계속 불게 되었어요. 레슨도 하게 되었죠. 다른 일도 해야 했어요. 이렇게 5~6년 하니까 음악이 지겨워지기 시작해서 전환점이 필요했고 배움의 길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대구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에 편입하게 되었고 그때 재즈를 배우게 되었어요. 학교에 다니면서 교수님과 연주를 나가기도 하고 학생들과 클럽 연주도 하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음악의 길을 걷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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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구하는 음악 방향은.
사실 음악, 예술이라는 말이 제게는 무겁고 고귀한 단어예요. 저는 제가 하는 음악을 예술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하나의 직업군이라고 생각해요. 사회 속에서 내가, 어머니께서, 친구들이 듣고 즐길 수 있는, 장르에 구분하지 않고 다양한 음악 장르를 넘나들면서 흥얼거리고 싶은 음악을 하려고 해요. 그래서 넓으면서도 깊게 들어가려고 합니다. 제가 하고 싶은 건 재밌어야 해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가.
학교를 졸업하고 팀을 결성해서 개인 콘서트도 하고 음악 학도들을 가르치면서 같이 공부를 하기도 해요.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하고 뮤지컬 장르도 해보고 싶어서 여기(개인 연습실)와 3층 뮤지컬 사무실과 같이 일을 하기도 해요. 그리고 천사 무료 급식소에서 노인들을 위해 무료 연주를 하기도 해요. 특히 오는 3월 28일 대구음악창작소에서 수작 콘서트 ‘어게인 김광석(단체: 어쿠스틱 헬로우브라더)’이라는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음악, 밝은 음악을 할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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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모습 |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
장르보다 하고 싶은 것은 은퇴하신 분들을 모시고 마칭밴드(marching band, 행진하며 연주하는 취주악단)를 하고 싶어요. 각종 행사의 오프닝 무대에 단복 맞춰 입고 하면 좋을 것 같아요. 개인적인 음악 계획은 꾸준히 계속 색소폰을 하는 것. 임팩트 있게 무언가를 노리고 계획을 만드는 것보다는 작은 꿈을 계속 가지는 성격이에요. 예를 들어 기타 한 곡 연주하기, 악기 연주 녹음해서 친구들에게 선물하기, 대학교에서부터 그룹사운드 만들기, 군악대 가는 것, 음악으로 돈 버는 것. 그게 꿈이었거든요. 그렇게 살다 보니 쉽게 성취감을 느끼고 큰 어려움이 와도 그냥 달려나갈 수 있게 되더라고요. 자그마한 꿈들이 모여서 결국은 지금까지 왔어요. 지금도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어요. 완성된 단계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지금 하고 싶은 건 다시 개인적인 팀을 만들어서 하는 것, 그리고 시니어 마칭밴드도 꼭 이루고 싶은 꿈입니다.
마칭밴드는 올 해 계획인가
신청자가 한 10명 정도 있어요. 연습 장소만 해결되면 시작할 거예요. 악기는 다 갖추고 있으니까요. 생각보다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것 같아요. 지역에서 전문직을 하던 분들이 또 새로운 삶을 사는 것. 그런 기회를 만들고 싶어요.
직업으로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는 말을 했는데 일과는 어떻게 되는지.
아침 7시에 일어나서 8시에 레슨을 해요. 고마우신 분들이 있어요. 20년 넘게 제게 색소폰을 배우신 분들인데, 병원 의사 선생님이시니 저녁에는 시간이 되지 않아서 아침에 레슨을 해요. 그런 분들이 세 분 있어요. 그 뒤에는 3년 전 음악을 하면서 외롭다는 생각이 들어 유기견 보호 센터에서 데려온 개, 덕구를 산책시켜요. 그 다음에 공연 연습을 해요. 연습 시간은 약 6시간 정도 됩니다.
개인 연습실이라고 했는데 다른 분들도 있는 것 같은데...
학교를 같이 다니던 기타 연주자 형이에요. 학교에 다양한 연령대가 모여 있었어요. 쉰을 넘으셨지만 한 음악을 꾸준히 계속한다는 점을 본받고 있어요.
올 해 계획과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단계적인 큰 꿈은 없어요. 하다 보면 뭔가를 생각하겠지. 그래서 멈추지 않고 해야 해요. 아무것도 안 하고 싶으면 그 어떤 생각도 나지 않아요. 사람들, 연주자들과 만나면서 그 다음을 생각해요. 배움에는 끝도 완성도 없으니까요.
곧 있을 ‘어게인 김광석’ 공연과 마칭밴드를 성공적으로 이뤄내고 싶습니다.
▶▶이 인터뷰는 문화예술리뷰잡지 사각 2018년 3.4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