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창의음악도시 대구의 자부심, 대구시립교향악단
2018 교향악축제 열렬한 환호 속 무대 마쳐
유네스코(UNESCO)가 인정한 글로벌 문화도시, 대구를 대표하는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이 지난 4월 3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2018 교향악축제> 무대를 성황리에 마쳤다. 평일 저녁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관객 1,630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대구시향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 지휘, 피아니스트 김대진 협연으로 전반부에는 비극적 운명에 맞섰던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과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을 선보였다. 휴식 후에는 체코가 낳은 위대한 작곡가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제9번 “신세계로부터”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관객들의 환호를 받으며 지휘단에 오른 마에스트로 줄리안 코바체프가 지휘봉을 휘젓자 적막을 깨고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이 장엄하게 울려 퍼졌다. 베토벤이 서서히 청력을 잃어가던 무렵 완성된 “에그몬트” 서곡은 9분 남짓한 짧은 곡이지만, 대구시향은 ‘에그몬트’ 장군의 고뇌와 자유를 향한 투지, 그리고 찬란한 승리의 행진곡까지 시작부터 강렬한 울림으로 청중의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이어서 베토벤의 젊은 기백을 느낄 수 있는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을 피아니스트 김대진과 함께했다. 오랜만에 지휘자가 아닌 피아니스트로 돌아와 협연무대를 펼친 김대진은 특유의 명석한 해석, 유연한 테크닉으로 베토벤의 열정과 음악성을 표현했다. 또 대구시향의 웅장한 관현악과 김대진의 화려한 피아노 솔로가 대립과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연주자 출신의 지휘자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줄리안 코바체프와 김대진은 연주가 끝나자 서로를 격려하였다. 관중들도 일제히 함성과 박수를 보냈고, 김대진은 프랑스 인상주의 음악을 대표하는 드뷔시의 모음곡 “베르가마스크” 중 세 번째 곡인 ‘달빛’을 앙코르 곡으로 선택해 신비롭고 몽환적인 밤의 분위기를 아름답게 그렸다.
베토벤의 작품들로 전반부를 마무리 한 대구시향은 휴식 후 대중적으로 널리 사랑받는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제9번, 일명 ‘신세계 교향곡’으로 관객들 앞에 다시 섰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애틋한 마음이 담긴 제2악장의 잉글리시 호른 선율이 귀를 사로잡았고, 제4악장에서는 박진감 넘치는 현악 파트의 도입부를 시작으로 관악기가 내품는 위풍당당한 선율이 좌중을 압도했다. 친숙한 작품인 만큼 대구시향의 특색 있는 연주와 해석을 기대한 관객들에게 줄리안 코바체프는 기존의 연주보다 템포를 빨리해 더 역동적이고 경쾌한 ‘신세계’를 보여줌으로써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었다.
연주가 끝나자 객석에서 터져 나온 박수와 함성이 수분 간 계속되었고, 이에 화답하듯 다시 무대에 등장한 줄리안 코바체프는 드보르자크의 슬라브 무곡 작품46 중에서 가장 유명한 제8번을 앙코르로 연주했다.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은 대구시향은 슬라브 민족의 향토정서를 인상적으로 그려내며 교향악축제 무대를 마무리했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권선희(27)씨는 “대구에서 자라며 대구시향의 공연을 수차례 관람했지만, 이번 공연을 통해 색다른 감동을 받았다. 줄리안 코바체프 지휘자 취임 이후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한 대구시향의 진면목을 서울에서 확인할 수 있어 감회가 새로웠다.”고 말했다. 또한 클래식 애호가 김성훈(49) 씨는 “대구시향의 무대를 통해 베토벤의 고전주의부터 드보르자크의 보헤미아 민족음악까지 폭넓은 음악 세계를 만날 수 있었다. 봄과 어울리는 생기와 활력, 거기에 웅장함이 더해진 멋진 공연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