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시각예술가 집단의 전략적戰略的 전시활동을 지원하려는 이 전시는 자생적으로 결성하여 예술의 실천을 탐구해온 두 집단을 초청하여, 또 다른 가능성으로서 시각예술의 기본 혹은 본질本質, 근원根源의 영역에 좀 더 집중하고자하는 예술가들의 태도를 소개하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또 다른 가능성의 영역으로 향하는 예술가의 태도에 관해서는, 1874년 봄, 모네, 피사로, 시슬레, 드가, 르누아르 등을 중심으로 프랑스의 관선인 살롱에 대항하여 최초로 화가 자생의 단체전시를 열었던 회화운동으로서 ‘인상주의’의 혁신적인 의미를 상기할 수 있고, 1974년 가을, 서울 중심의 중앙집권적인 전시 활동에 대응하여 김기동, 김영진, 김재윤, 김종호, 이강소, 이명미, 이묘춘, 이향미, 이현재, 최병소, 황태갑, 황현욱 등이 추진하였던 ‘대구현대미술제’의 실험성 등에서 이러한 예술가의 태도를 기억할 수 있다. 우리는 이 같은 기억들을 상기하며, 지금, 여기라는 현재 지점에서 또 다른 가능성의 영역을 탐구하는 시각예술가의 태도들을 살펴보려는 것이다.
이러한 취지의 전시에 초대하는 두 집단은 ‘T.A.C’와 ‘301’이다. T.A.C는 1995년 12월, 대구예술의 보수성과 한계를 직시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려는, 즉 ‘The Area of Colloquy’이란 상징적 의미에서처럼 전문적인 조언자의 협조와 함께 참가자들이 상호 토의와 협의, 공감의 태도를 지향하며 권영식, 노중기, 이근화, 이하우, 임경록, 정태경, 김정태, 김영길 등 8명이 결성하고 1996년 8월 첫 전시에 권영식, 노중기, 문형철, 이근화, 이기성, 이무훈, 이선주, 이하우, 임경록, 정태경 등이 참여한 동시대시각예술 그룹이다. 아트마켓의 일반 경향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내부의 발언과 표현에 충실하며 고유한 자신의 세계를 개척하고 자유로운 조형언어를 개발하는데 협력하는 기회로 삼고자했던 이 집단의 내부적 열망은 1970년대 대구현대미술제 이후의 자생적인 예술가 세대가 겪고 있는 긴 숨고르기에서 벗어나 자신의 존재감을 스스로 인식하려는, 다시 말해서 동시대성 속에서 예술가적 정체성을 확인하려는 자기성찰의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김경환, 노중기, 문형철, 박보정, 박승수, 손승희, 양준호, 엄소영, 이기성, 이명재, 이무훈, 임경란, 임경록, 정태경, 허양구, 황해연 등 16명이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