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상은 화가로서의 신념이 뚜렷하다. 작가가 보여주어야 할 방식을 작품 속에서 묵묵히 보여준다. 개인적인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도 화가로서 호흡을 적절히 조절한다. 작업 환경을 좀 더 좋게 하려고 남해에서 작업할 수 있는 집을 찾고 거주지를 옮겨 작업한다. 그의 최근 작업은, 남해에서 집을 찾는 과정을 서술하였던 지난 전시회에 이어 이번 전시는 남해의 풍광과 함께 살아가면서 느끼는 남해지역과 예술가로 호흡하는 모습을 작품에 담았다.
<패턴pattern4>의 경우 가로 100 x 세로 100cm의 정방형 크기로 아크릴물감을 사용하여 캔버스 화면에 작업하였다. 바탕은 흰색이고 바탕 흰색이 나타나기 전에 색조 짙은 색을 사용하여 육면체 모양을 먼저 그리고 흰색을 그 위에 덮어서 밑 색이 배어 나온 형태가 화면 중앙 부위에 있다. 그 위에 검은색으로 사람 인(人)자를 연상하는 붓 결이 화면을 좌우로 위쪽 부분에 배치되어 있다. 그리고 왼 위쪽에 화면 끝부분에서 아래로 면의 전체화면을 4등분 하듯이 에메랄드색으로 사각형의 면을 만들고 있다. 작가의 작업은 이런 몇 안 되는 상징 형태로 어울리는 관계를 화면에서 짜임을 만든다.
작품4 pattern 100.0X100.0cm Acrylic on canvas |
작가는 “면은 세상을 보는 창문, 상형문자 모양의 형태는 복합적이고 변화도 많다. 사람, 서까래, 엑스, 갈매기 등을 중첩하거나 각기 개별화를 의미하며, 육면체 형태는 공간을 가리킨다.”라고 한다. 그리고 작품 제목을 ‘패턴’으로 정한 것은 지시한 내용인 사람, 서까래, 공간, 창문 등은 하나의 작업에서는 문양으로 본다고 한다.
서까래, 사람, 창문이 반복되는 것은 사람과 공간 해석과 환경을 어떻게 대하고 관계해야 하는지를 작가는 보여 준다. 그 예로 원이 표현된 의미가 ‘원만하고 좋다’는 의미라면, 사람인 형태는 보기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겠지만 ‘아니다’는 의미인 ‘엑스(x)'로 표현된 경우도 있다. 어떤 것을 부정한다는 것도 작가는 생활의 지혜로 받아들이는 듯하다. 부정은 그 자체로만 보지 않고 관계로 인정할 수 있는데 화면의 조형성에도 뚜렷이 나타난다. 전체를 구성하는 일부이며 그것이 얽혀 있어 서로 관련 있는 새로운 모습을 찾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작품9 pattern 65.1X45.5cm Acrylic on canvas |
박세상의 작업은 전통적 구상화에서 조형성을 강조하는 작업으로 모습이 변했다. 이번 작업은 특히 조형성을 보다 강조하여 사물의 최소한 뼈대만 남기고 그 뼈대에 의미를 서로 부여하는 추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의 작업은 추상성보다는 구상성에 가까운 형태로 간결화한다. 그 이미지의 보편성이 구상성을 약화한 것은 사실이나 일반화된 의미로 머물러 있지 않으려는 작가의 구상성이 있다. 작가가 변화하는 것은 그만큼 세상을 보는 방식도 깊어지고 작품에 담긴 형상의 모습과 뜻도 넓어졌을 것이다. 공간을 안에서 내부를 바로 보고 그에 딸린 창을 통해 외부의 상황을 볼 것인가, 그 공간 밖에 있을 것인가는 관람자의 몫일 것이다. 어떤 위치이든 창을 통해 보이는 것이 결정된다. 밖의 많은 풍경이 되든 방안의 아늑함이 되든 ‘그 공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작가는 분명히 주장한다.
지난 전시회의 제목의 내용이 ‘고독하지만 즐거움이 있는 일인 화가 자신’에 의미를 두었다면 작가가 이번 전시에서 좀 더 평면의 조형성에 집중하고 그 회화적 형상과 질감에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 집중한다. 그 집중으로 지난 시간 동안 화가로서의 신념을 계속 유지하였듯이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전시문의는 수성아트피아로 하면된다.